우리 가슴에 무궁화를 피워야만 하는 이유
계절 꽃을 넘어서 봄, 여름, 가을, 겨울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꽃,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대표적인 꽃은 장미이다. 또한, 벚꽃은 봄이 되면 우리 강산 여기저기 하얀 눈꽃으로 흩뿌리며 노래하게 하는 잔치를 만들어 준다. 벚꽃(사쿠라)은 일본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꽃이고 일본 문화와 정서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꽃이다.
우리는 언제부터 장미와 벚꽃을 좋아하는 민족이 되었을까? 우리 땅 삼천리 화려강산에 왜 무궁화가 보이지 않는 것일까? 무궁화 칼럼1. 우리의 흙 향기, 그 숨결을 기억하는 꽃, 무궁화 편에서 밝혔듯이 일제강점기에 전국적으로 무궁화를 심어 민족의 자긍심과 국권을 회복하자는 취지로 남궁 억 선생이 주도한 무궁화 운동이 있었다.
그러나 일제는 불온사상을 고취한다고 하여 무궁화 묘목 8만 주를 불태워 버렸다는 이 엄청난 사건을 우리는 잘 모른다. 그래서 우리의 땅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에 우리의 무궁화는 사라졌나 보다.
'무궁화'의 어원이 처음 등장하는 책은 고려 후기의 대문호 이규보(李奎報)의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이다. '동국이상국집'에 '이 꽃은 피기 시작하면서 하루도 빠짐없이 피고 지는데 사람들은 뜬세상을 싫어하고 뒤떨어진 걸 참지 못한다네 도리어 무궁이란 이름으로 무궁(無窮)하길 바란 것일세'라고 한 구절이 있다. 오늘날 우리가 쓰고 있는 '무궁화(無窮花)'의 어원이 처음으로 나타난 구절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고서의 기록을 찾아보면, 우리 민족은 고조선 이전부터 무궁화를 하늘나라의 꽃으로, 고조선 시대에서는 '태양의 꽃'으로 인식되며 '신의 꽃' 등 성스러운 꽃으로 여겨졌다고 한다. 기원전 4세기 중국의 춘추전국시대에 쓰인 ‘산해경’에는 우리나라를 무궁화가 피는 군자의 나라로 칭하고 있다.
특히 신라는 ‘무궁화 나라’(근화향 槿花鄕)라고 불렸고, 특히, 무궁화는 조선 세종 때 강희안이 저술한 ‘양화소록’(養花小錄)에도 “단군이 우리나라를 개국할 때 무궁화가 나왔기 때문에 중국에서는 우리나라를 ‘무궁화의 나라’라고 불렀으며, 조선 시대 문·무과에 급제한 사람에게 주어진 어사화에도 무궁화 장식이 사용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조선 말 개화기를 거치면서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란 노랫말이 애국가에 포함된 이후 더욱 친근한 나라꽃으로 불리며 우리 국민의 사랑을 받은 꽃, 이처럼 5000년의 역사를 함께 해 온 우리의 무궁화!!
무궁화는 7월 초순에서 10월 중순까지 100여 일간 매일 꽃이 피고 홑꽃은 이른 새벽에 피고 저녁에는 꽃잎을 다시 오므리고 떨어지나 다음 날 또 수십 송이가 피어나면서 여름 내내 꽃을 피운다. 한 그루에 2천~3천여 송이가 피며, 옮겨 심거나 꺾꽂이를 해도 잘 자라는 특성이 있다.
꽃 모양과 색깔이 다른 여러 품종이 있으며 다른 화목류에 비해 병이 거의 없는 편이다. 실제로 무궁화의 진딧물은 이른 봄 싹틀 때 많이 끼고 그 이후는 자연히 없어지는 것으로 큰 해를 주는 것이 아니며 또 이른 봄에도 약제로 쉽게 구제할 수 있다. 최근 진딧물에 아주 강한 품종들이 개량되어서 다행이기도 하다.
'동의보감' <탕액편 : 나무>에는 목근(木槿, 무궁화)에 대해 '목근은 성질이 평(平)하며 독이 없다. 장풍으로 피를 쏟는 것과 이질 앓은 뒤에 갈증이 있는 것을 멈춘다. 곳곳에 있으며 달여 먹으면 잠을 자게 한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목근화(木槿花, 무궁화꽃)에 대해서는 '성질은 서늘하며 독이 없다. 적백이질과 장풍으로 피를 쏟는 것을 낫게 하고 달여서 차 대신 마시면 풍증을 낫게 한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무궁화는 우리나라의 상징으로서 대통령 휘장(徽章)부터 국회의원 배지, 법원의 휘장, 국가기관, 경찰관과 교도관의 계급장 등 다양하게 사용되어 진다.
올해에도 아무 생각 없이 지나쳐 온 8월 8일은 무궁화의 날이었다. 현재 대한민국 국회에 국화 법제화 추진과 함께 추진되고 있을 뿐 정부 공식 기념일은 아니다. 아무래도 정부의 공식적인 기념일이 아니기에 우리는 더더욱 관심조차 없었다.
2007년 여러 민간 단체를 중심으로 나라꽃 무궁화를 기념하기 위해 8월 8일을 무궁화의 날로 제정하자는 운동이 벌어졌다. 숫자 8을 눕혀서 보면 기호 무한대(∞)가 되기에 이는 끝이 없다는 무궁(無窮)의 뜻으로 무궁화의 의미와 가장 적합하다는 이유에서 8월 8일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내년 8월 8일은 그냥 지나치면 안 될 일이다.
무궁화동산을 검색해 보니 전국적으로 30곳의 무궁화동산이 있었다. 왜 우리는 벚꽃을 보러 진해에도 가고 여의도에도 가며, 동백을 보러 여수에도 가고 제주도에도 가면서 무궁화를 보러 전국 곳곳을 다녀본 적이 있던가? 그냥 도로 한 구석에, 담벼락 한 곳에 핀 무궁화를 우리는 당연하게 바라보며 살았다.
구한말과 일제강점기, 그리고 눈물의 해방과 6.25전쟁, 멍들었던 민주화 운동 속에 함께 꽃 피운 무궁화를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고통의 시기에 묵묵히 우리 곁을 지켜왔던 우리 숨결을 기억하는 꽃, 태극기와 함께 제일 잘 어울리는 무궁화를 우리 가슴에 다시금 심어 보자.
일본의 벚꽃, 영국의 장미가 아닌 '영원히 피고 또 피어서 지지 않는 꽃' '일편단심'인 무궁화를 우리 가슴에 품고 살아가자. 봄꽃 무궁화, 여름꽃 무궁화, 가을꽃 무궁화, 겨울꽃 무궁화로 가꾸어 우리 세상을 무궁화 빛으로 채워 나가자.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만들기’는 바로 우리의 몫이다.
◇약력
동서울대학교 시각디자인과 교수
디자이너(무궁화전시회ㆍ무궁화패션쇼), 발명가,
교수창업자(무궁무궁화 브랜드 론칭), 시인,
창업 전문가, 색채전문가,
싱어송라이터(무궁무궁화 앨범 발매)
보랏빛상상뷰VIEW 유튜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