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뷰티핸즈·해돋는마을, 쪽방촌·독거노인 심리적 단절 해소 앞장
'내면의 목소리'를 세상 밖으로
지역사회가 함께 구축하는 '생명의 그물망'
【서울=유영대 기자】 돌봄 사각지대에 놓인 독거노인과 쪽방촌 어르신들의 고독사 예방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사단법인 월드뷰티핸즈(회장 최에스더 신한대 교수)와 해돋는마을(이사장 장헌일 신생명나무교회 목사)이 정서적 소통을 핵심으로 하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나섰다.
두 단체는 지난 28일 서울 엘드림노인대학에서 ‘민들레(민욱이가 들어주는 내 이야기) 토크쇼’ 첫 강의를 열고 지역사회 고독사 예방 사업의 닻을 올렸다.
특히 이번 사업은 내년 ‘돌봄통합지원법’ 시행을 앞두고, 고립이 심한 어르신들의 심리적 단절을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어 주목된다.
민들레 토크쇼’는 장민욱 해돋는마을 사무총장(신생명나무교회 전도사)이 추진하는 ‘고독생프로젝트’의 주요 프로그램이다.
토크쇼는 어르신들이 자신의 감정과 생활 경험을 직접 말로 표현하도록 돕는 참여형 방식으로 진행했다.
이 방식을 통해 정서적 소통이 곧 고독사 예방의 핵심임을 강조했다.
해돋는마을 장헌일 이사장은 어르신들이 회피하던 내면의 이야기를 꺼내는 것만으로도 위험 신호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통로가 열린다”고 설명했다. 관계가 끊어지면서 생명까지 위태로워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겠다는 의지다.
이날 프로그램에 참여한 평균 연령 80세 이상의 엘드림노인대학 어르신들은 감정표현법, 의사소통 기술, 관계 회복 훈련 등을 체험하며 스스로 '신호를 낼 수 있는 힘'을 기르는 데 집중했다.
월드뷰티핸즈와 해돋는마을은 이번 사업을 위해 2022년부터 한국공공정책개발연구원, 대흥동주민센터, 대흥동교동협의회 등 지역사회 협력 네트워크와 손잡고 고독사 대응체계를 공동 구축해왔다.
이는 교회가 중심이 된 비영리 단체가 지역 공동체와 연합하여 '생명의 그물망'을 짜는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장민욱 사무총장은 “말을 잃으면 관계가 끊기고, 관계가 끊기면 생명도 위태로워진다는 절박함을 안고 이 프로젝트를 추진했다”며 “‘민들레 토크쇼’가 돌봄 사각지대 어르신들을 위한 지역사회 고독사 예방의 실질적이고 영적인 모델로 자리 잡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장헌일 이사장은 "고독사라는 어두운 현실 앞에서, 이들의 진심 어린 '들어주는 마음'이 고립된 어르신들의 영혼에 따뜻한 위로와 새로운 관계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고 말했다.
